아홉 살이 된 피치는 콘서타를 1년 조금 넘게 복용, 캡베이는 6개월째 복용 중입니다. 앞서 다른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이 경과는 좋은 편이었고, 콘서타를 먹던 중간에 아주 가벼운 틱과 불안 증상이 있어서 캡베이를 추가로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콘서타 복용 1년 후, 음성틱 발생
지난 포스팅을 할 때만 해도 약물을 생각보다 빨리 끊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이 있었고, 병원에서도 긍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월 말쯤부터 갑자기 목을 큼큼 흠흠 거리는 음성틱이 처음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아주 경미한, 눈을 깜빡이거나 코를 살짝 찡긋하는 정도의 틱이 발생한 적은 있었지만 캡베이를 복용한 이후 거의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음성틱이 발생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감기가 들려나보다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하지만 2주 정도 이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보통 목감기와는 조금 달라 보였습니다. 큼큼거리기 시작하면 여러 번 반복적으로 소리를 내고 점점 빈도가 잦아졌습니다. 또한 목을 가다듬는 듯한 소리에서 이제는 높낮이가 다른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단순히 목이 칼칼한가 보다고 생각할 소리였다면, 며칠 전부터는 어? 왜 저런 소리를 내지? 싶은 그런 소리예요.
때마침 오늘 진료 예약일이라 병원에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틱에 대해 선생님과 상의를 했어요. 결론적으로 3주 동안 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들, 특히 '색소' '향료' '초콜릿' 등을 피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이 외에도 각종 인스턴트 음식을 모두 끊어보기로 했습니다.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피치의 담당 선생님은 ADHD치료에서도 음식 제한을 자주 권하긴 하십니다. 선생님의 아들도 틱이 있었는데 음식을 제한하니 상당히 호전되어 약물치료 없이 지나갔다고 합니다.
만약 3주 후에 호전되지 않으면 '아빌리파이정'이라는 약물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콘서타와 캡베이의 조합이 워낙 잘 맞았던 아이라 약물을 바꾸기보단 아빌리파이정을 추가해서 틱을 치료해 보자는 계획입니다. 아빌리파이정은 ADHD치료 효과도 높여준다고 합니다.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정신과 약물이 하나하나 늘어가는 게 좋을 부모가 어딨을까요? 부디 틱이 잠잠히 지나가길 바라봅니다.
틱은 무엇일까요?
틱은 이유 없이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틱은 운동틱과 음성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운동틱은 눈을 깜빡거리거나 목을 뒤로 젖히고, 어깨를 들썩거리는 등 특정한 신체 부위에서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음성틱은 큼큼, 흠흠 소리를 낸다던지, 혹은 지속적으로 기침소리를 내는 등 특정 소리를 반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심할 경우 욕설이나 외설적인 말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틱 증상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합니다. 또한 양상이 자주 변해 동일한 틱 증상을 보이지 않고 한 증상이 사라지면 다른 증상이 나타나는 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증상입니다.
틱은 학령기 아동에게 흔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단기간 발생했다 사라집니다. 1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틱장애 아동은 약 1% 정도 된다고 합니다. 또한 음성틱과 운동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를 '뚜렛'이라고 부릅니다. 뚜렛이 있는 아이들은 ADHD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치는 아무래도 눈을 깜빡이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운동틱, 그리고 큼큼 소리를 내는 음성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ADHD를 동반하는 경우이죠. 그렇다면 틱이 있는 자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틱이 있는 아이,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대부분 전문가들은 틱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대하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이상한 버릇이 있다며 야단을 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아이가 틱을 참으려고 하면 더 심한 틱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혼내선 안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틱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단계가 아니라면 모른 척 넘어가 주는 것이 좋습니다.
틱을 대하는 부모의 불안과 염려가 더욱 아이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하니 저도 아이 앞에선 대수롭지 않게 행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증상이 없어진다고 해요. 또한 스트레스가 틱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발생한 증상을 악화시킬 수는 있으니 지나친 학업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나 엄격한 훈육을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콘서타 계열의 약을 먹으면 부작용으로 틱이 발생한다는 글이 종종 보입니다. 그러나 콘서타가 없던 틱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던 틱 인자를 발현시킬 수는 있다고 해요. 생각해 보면 피치는 아주 어렸을 때 낯선 사람을 보면 눈을 깜빡이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깨를 들썩거리는 틱이 있었어요. ADHD와 마찬가지로 뇌의 신경학적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고 하니 뇌가 무럭무럭 성장해 모든 증상이 좋아지길 바라봅니다. 요즘은 도파민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리네요...... 휴 ㅠㅠ
앞으로 ADHD와 틱에 대해 종종 기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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