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가 있는 ADHD아이 키울 때 고려할 점
초등 ADHD 이야기

형제자매가 있는 ADHD아이 키울 때 고려할 점

by 피치엄마 2024.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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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두 아들은 성향이 많이 다릅니다. 10살 첫 째는 전형적인 ADHD 아이, 7살 둘째는 또래에 비해 집중력이 좋고 얌전한 아이입니다. 기관에서도 태도가 좋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ADHD와는 거리가 먼 아이죠. 오늘은 ADHD아이와 성향이 다른 ADHD가 아닌 형제자매를 함께 양육할 때 고려할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형제자매가 있는 ADHD아이 키울 때 고려할 점

 

제가 틈만 나면 펼쳐보는 ADHD 관련 책인 'ADHD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에서 도움을 받았던 일부 내용을 바탕으로 포스팅을 작성했습니다. 

 

1. ADHD형, 그렇지 않은 동생! 두 형제 이야기 

외동인 ADHD아이는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들보다 케어하기가 수월할 것 같습니다. 오롯이 그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면 되니까요. 문제는 저희 집처럼 형제자매가 함께 있는 경우입니다. 특히나 성향이 정 반대라면 더욱 골치가 아파집니다. 

 

시도 때도 없이 시비를 거는 형 

멀리서 찾을 것 없이 저희 집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ADHD있는 10살 큰 아이는 현재 약물치료 중이라 학교나 다른 기관에서는 문제행동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잘 지냅니다. 

 

다만 집에서는 억눌러온 ADHD기질을 뿜어냅니다. 또한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는 약효가 거의 없어 본색을 드러내곤 하죠.  거슬리는 행동이 참 많지만 오늘은 형제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동생에게 지속적으로 시비를 겁니다. 예를들면 밥을 먹다 동생 얼굴에 트림하기, 똥침 하기, 싸움놀이 하다 브레이크 없이 과격하게 행동하기, 간식 빼앗아 먹기, 동생 손에 있는 물건 허락없이 낚아채기, 동생이 속상한 상황에서 이상한 표정을 짓거나 메롱을 하며 놀리기, 그만하라고 해도 계속하기, 계속 그만하라고 해도 계속 계속하기 등이 있습니다. 

 

이유는 본인도 모릅니다. 제가 관찰하여 예측하기론 심심하거나 지루할 때, 동생이 부모님께 칭찬받을 때, 동생이 화를 낼 때 위의 행동을 더 자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집에서만 그러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형제 사이를 조율하고 통제하는 것이 참 곤란합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큰 아이를 혼내게 되고, 감정적으로 격해지게 되다보니, 이제는 조금만 잘못해도 심한 강도로 화를 내게 되네요. 

 

 

시도 때도 없이 짜증을 내는 동생 

요즘 저희 집의 떠 오르는 문제입니다. 7살인 막내는 타고난 성향 자체가 예민하고, 깔끔합니다. 하필 이런 성향인데 형에게 계속 당하다 보니 심하게 짜증을 냅니다. 오랜 세월 쌓여온 것이 있어 그럴 법 하긴 합니다만, 별 일 아닌 것에도 너무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내서 모든 히스토리를 알고 이해하는 제가 봐도 형에게 너무한다 싶습니다. 상황을 잘 모르는 주변인들은 동생이 짜증 내는 것을 보면 당연히 깜짝 놀라곤 합니다. 

 

또한 제가 큰 아이를 혼내고 다그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해서 그런지, 형을 무시하면서 짜증을 냅니다. 원래 형을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했던 동생인데, 요즘 부쩍 형을 우습게 보고 짜증내고 화내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어 걱정이 되네요. 

 

동생이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을수록 이런 좋지 않은 상황이 심화될 것 같아 부모의 역할을 점검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ADHD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함께 양육할 때, 전문가 조언 

부모가 누구를 더 좋아하는지 금방 눈치채는 ADHD아이

ADHD아이들은 혼날 일이 참 많죠. 그렇다보니 그렇지 않은 형제에 비해 엄마, 아빠의 반응이 따뜻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주대학교 신윤미 교수는 이럴 때 ADHD아이의 입장을 더 생각해 주라고 조언합니다. 이 아이들은 선천적인 문제인 ADHD로 인해 억울한 일이 많아 여느 아이들에 비해 질투심도 강합니다. 그래서 신윤미 교수는 진료할 때 아이와 부모님을 따로 상담한다고 해요. 엄마들이 무의식적으로 ADHD 아이 앞에서 형제와 비교하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똑같이 대한다고 생각해도 사실 표정과 감정, 온도차 등으로 ADHD아이들은 말썽을 부리지 않는 동생을 더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동생에게 시비를 걸고, 괴롭히는 행동으로 이어지죠. 

 

전문가의 구체적 꿀팁 

ADHD형이 동생에게 시비를 걸었을 때, 바로 그 자리에서 아이를 혼내지 마세요. 동생 앞에서는 일단 형의 위신을 살려주고 따로 주의를 주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또한 형제 자매 간의 다툼이 발생했을 때에는 아이가 애착을 느끼는 대상인 엄마가 감정적으로 아이를 훈육하고 위로하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가 동생만 달래준다면 ADHD형은 엄마에게 버림받은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ADHD 형제자매로 인해 소외된 아이

위의 조언을 오해한다면 ADHD 아이만 챙기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생 입장도 나름의 방법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저도 ADHD가 아닌 동생은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지 종종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부모는 처음에는 손이 덜 가는 동생이 참 예쁩니다. 손이 덜 가는 아이라는 뜻은 사실 관심과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아이라는 의미이기도 하죠. 문제는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처음에는 스스로 잘해주는 아이에게 고마웠는데 나중에는 그것이 당연한 일이 돼버리고 맙니다. 

 

엄밀히 말해 '손이 덜 가는 아이'라는 뜻은 부모에게만 좋지 아이에겐 좋을게 하나도 없는 말입니다. 

 

어쩌면 동생은 이런 상황이 부담스럽고 버거울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손이 덜 가는 아이로 커야하니까요. 모든 아이는 마르고 닳도록 부모의 손길이 닿는 것이 정상입니다. 게다가 부모님들이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이 ADHD형제자매가 있는 나머지 아이는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을 같이 감당해야만 하는 운명이라는 것입니다. 

 

전문가의 구체적 꿀팁

동생에게도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합니다. ADHD형제 탓에  부모님의 사랑과 손길을 손해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ADHD형제를 이해해야 하는 일은 부모의 몫이지 동생의 몫은 아니니까요. 

 

다행히 플러스 알파는 거창한 것이 아니에요. 아이에게 자주 사랑을 표현해 주고,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 해도 충분합니다. 

 

"엄마 아빠는 그냥 너를 사랑해." 

"스스로 할 일을 잘해줘서 정말 기특해. 하지만 넌 아직 아이야.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해 주면 좋겠다." 

 

아이가 어떤 기질이든, ADHD가 있든 없든, 아이에게는 부모의 사랑이 가장 중요하고 그 사랑으로 자란다는 사실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3. 요약정리 

전문가의 의견을 한 줄로 간단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 ADHD아이를 다른 형제자매와 차별하지 않고, 감정을 잘 만져줄 것! 특히 동생 앞에서 혼내기 금물 

- ADHD형제가 있는 아이가 소외되지 않도록 사랑을 자주 표현해주고, 마음 알아주기

 

어쩔 수 없이 ADHD아이는 손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네요. 요즘 우리 집 두 형제의 사이가 안 좋아 참 걱정이었는데, 신윤미 교수님 책을 다시 한번 읽고 보니 하면 안 되는 주요 내용을 제가 몸소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동생 앞에서 ADHD형 자주 혼내기, 동생 칭찬하기, 동생은 혼자 잘 하니까 알아서 하게 두고 형 케어하기 등 절대 하지 말라는 행동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니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글로 정리해 보고, 또다시 읽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네요. 이미 읽었던 내용인데 삶에서 적용하지 않으면 다 휘발되고 마는 것 같습니다. 


ADHD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함께 키우기 참 쉽지 않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양육하시는 분들 모두 힘 내시고, 짧은 글이나마 참고와 위안이 되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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