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별난아둘맘입니다 :)
특별한 첫째 아이 피치는 어렸을 때 부터 개구쟁이, 장난꾸러기, 호기심 많은 아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저도 한 때 피치가 에너지 넘치고 호기심이 많은 창의적인 개구쟁이라고 생각했었지요. 피치는 한 번 놀다 흥이 올라오면 주체를 못하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저도 명랑하고 쾌활한 개구쟁이의 에너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라면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만요.
어쨌든 피치는 뛰어놀기 좋아했던 아이라 함께 어울려 놀던 친구들도 활발한 사내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선 대 여섯 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회성이 좋고 신나게 놀 줄 아는 친구도 더러 있었습니다. 피치가 여섯 살 때 항상 놀던 같은 반 친구 한 명이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와 피치가 함께 노는 모습을 자주 관찰하며 피치의 조금 괴상해 보이는 활발함이 남다르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개구쟁이였고 피치는 ADHD증상 때문에 개구쟁이처럼 보이는 아이였으니까요. 그렇다면 진짜 개구쟁이와 ADHD 아동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두 가지로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사회성이 좋은 아이인가?
개구쟁이 아이들은 흔히 어른들이 생각하는 골목대장의 이미지와 유사합니다. 이들은 친구들에게 장난을 치지만 사회적 눈치가 있습니다. 가끔 선을 넘긴 하더라도 함께 노는 다른 아이들의 반응과 행동을 잘 살핍니다. 그래서 적절히 장난을 치고 금방 사과할 줄 알며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헤쳐 나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충동성이 높은 ADHD아동은 이들과 정 반대입니다. 이들은 사회성이 떨어지고 사회적 기술도 쉽게 습득하지 못해 눈치가 없습니다. 게다가 시각 주의력과 청각 주의력이 모두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사소한 오해나 충돌을 자주 겪게 됩니다. 그래서 늘 억울한 상황에 놓이고 그렇다보니 친구들과 크게 싸우는 일이 빈번합니다.
피치가 자주 했던 주장입니다. '브레드가 먼저 장난치길래 나도 했는데 왜 나한테만 뭐라 그래?' 대상만 바뀔 뿐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유치원 선생님께서도 저에게 피치는 항상 억울해 한다는 말을 하실 정도였으니까 장소 불문하고 항상 억울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피치를 관찰해 보면 일단 장난이 지나칩니다. 그리고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줄 모릅니다. 상황이 종료되었음에도 혼자만 그 상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 모든 친구들은 화가 나 있거나 울고 있는데 혼자 신나서 웃고 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했 듯 시각적, 청각적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친구들이나 선생님 말씀을 경청하지 못 합니다. 그렇다보니 말을 잘 못 알아듣고 혼자 오해하고 착각하여 트러블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 했는지 조차 모르게 되는 것이죠.
즉 개구쟁이는 골목대장, ADHD 아동은 난봉꾼(?) 같은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이들이 사회성이 떨어지지만 지속적인 학습으로 어느 정도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피치도 유치원 때는 위와 같았으나 현재는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주변 자극에 쉽게 반응하는가?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보통 주변 자극에 쉽게 시선을 빼앗깁니다. 얼핏 보면 자기 중심적으로 마음대로 행동하는 아이같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의도치않게 아주 작은 자극에도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 이유는 전두엽에서 통제력과 주의력을 관장하는 도파민 수용체가 작동하는 방식이 일반인들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몇 일 전 브레드가 옷에 주스를 쏟아 피치에게 물티슈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저와 함께 간식을 먹고 있던 피치는 알겠다며 물티슈를 가지러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넓지도 않은 집이건만 가는 길에 떨어져 있던 스티커를 발견하더니 느닷없이 형광 스티커를 사러 영풍문고에 가고 싶다고 하는 것입니다. 갑자기 생각 나서 말 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스티커를 보고 말을 하면서 물티슈를 가져다 줄텐데 피치는 물티슈에 대해선 까맣게 잊은 채 갑자기 놀이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심지어 남은 간식을 먹는 것도 깜빡 한 것 같았지요.
짐작하시겠지만 학습이나 과제 등 정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을 수행 할 땐 삼천포로 빠지는 일이 훨씬 잦습니다. 공부를 직접 가르치는 제 입장에선 홧병이 날 지경입니다. 또한 소소하게는 매일 물을 쏟고 물건을 떨어뜨립니다. 모두 주변자극에 쉽게 반응하여 생기는 일들이지요.
개구쟁이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또래들을 리드하고 적절히 반응해 주며, 상대에게 더 집중하고 놀이 상황에서도 온전히 몰입하여 재미있게 놀이를 이끌어 가는 것 같습니다. 정리하다보니 개구쟁이들이 조금 부러워지며 우리 아이도 전두엽이 빨리 성장해 주었으면 싶네요.
오늘은 개구쟁이와 ADHD 아동의 차이를 알아봤습니다. 우리 아이가 너무 개구쟁이여서 ADHD가 아닌가 의심이 된다면 두 가지 포인트로 꼼꼼히 살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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