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아이 공부시키기, 시각형 학습자 ADHD아이
안녕하세요, 별난아둘맘입니다 :)
요즘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엄마들에게 매우 흔한 주제입니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아이들이 더 적을 정도로 대다수의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고 있지요. 정확한 통계청 자료로 보자면 2021년 기준, 전체 초등학생 평균 사교육비는 1인당 월32만 8000원으로 아이들의 사교육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대상을 좀 더 좁혀서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학생들만 놓고 보자면 1인당 월40만원입니다.
ADHD 초등 아이, 집에서 공부시키기 가능할까요?
저는 엄마표를 하고 싶어도 아이가 좀처럼 따라주지를 않아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느니 속 편하게 학원에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봐도 우리 특별한 피치는 과외를 시키지 않는 이상, 다수가 있는 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유형이 아니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대학병원으로 진료를 다니던 시절 담당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피치는 지능은 정상이란 결과가 나왔지만 상식이나 어휘 쪽이 다소 떨어져 인지가 낮게 측정된 상태였던지라, 교육이 뒷받침되면 꽤 좋아질거란 이야기와 함께
"이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절대 학원 보내지 마시고 집에서 개인과외를 시키세요. 그리고 괜히 엄마가 가르친다고 하지 마시고요."
저는 앞 부분을 주의깊게 듣고, 뒷부분은 흘려듣고 말았습니다. 엄청난 비극의 시작이었죠. 이 아이는 일대일 수업을 해야 겨우 집중하고 따라올 수 있는 아이이니, 내가 가르쳐야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늘 과외를 했었기 때문에 일곱 살 정도는 가볍게 가르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ADHD아이를 가르쳐 본 적은 없었죠.
아마 의사선생님께서도 엄마가 이 아이를 직접 가르쳤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셨을 겁니다. 격려와 칭찬을 해 줘도 모자를 판에 인내심이 바닥나는 날이면 소리를 버럭 지르고 다 때려치라고 야단칠게 뻔했을 테니까요. 실제로 공부를 가르치던 초기엔 아이를 비난하고 정해둔 양을 어떻게든 끝내려고 씨름했으며, 그 과정에서 아이의 자존감은 낮아지고 저의 양육 효능감은 바닥을 치게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저런 시도 끝에 어느 순간 부터는 루틴이 형성되어 정해진 공부량을 나쁘지 않은 태도로 해 내는 날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복이 있고 조금 안 되는 날도 있지만, 그래서 아직도 종종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웬만큼 잘 해내고 있습니다. ADHD 초등아들 공부시키기 전략! 객관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경험담을 토대로 간단히 나눠보겠습니다.
ADHD 아들 공부시키기 전략
1. 반복되는 공부 루틴을 엄마가 정하되, 공부 순서는 매일 아이가 정할 수 있게 합니다. 터무니없는 요구가 아니라면 공부 할 시간도 스스로 결정 할 수 있게 선택권을 줍니다.
예를들면 피치는 모닝 루틴으로 동생과 함께 학습 패드를 활용하여 독서를 30분 정도 합니다. 이 때 제가 책을 선택할 수 있게 목록을 보여주고 아이가 스스로 보고 싶은 책을 선택합니다. 보통 피치와 브레드가 각각 한 권씩, 시간이 남으면 제가 한 권 더 골라 세 권 정도 패드 독서를 합니다. 그 사이 저는 아이들 등교, 등원 준비를 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책을 듣기도 합니다. 요즘 학습 패드는 만화 못지않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줘서 저도 푹 빠져 듣곤 합니다.
이후 나갈 준비를 모두 마치고 리틀팍스라는 영어 학습 사이트에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20~30분 시청합니다. 제가 정해준 애니메이션이 하나 있지만 남은 시간은 자유롭게 영상을 선택하여 봅니다.
위의 체크리스트에 초록색으로 체크 된 두 가지가 늘 바뀌지않는 평일 모닝 루틴입니다. 그 후의 리스트는 그 날 그 날 조금씩 바뀌어 예시로 적당히 작성해 보았습니다. 보통 스마트올 패드학습과 영어 흘려듣기(5분)는 평일에 늘 하는 학습입니다. 패드학습은 요일 마다 과목 스케쥴이 다른데, 과목이 두 과목 이상일 때는 아이가 순서를 정해서 스스로 공부합니다.
즉, 늘 정해진 모닝 루틴이든 매일 상황에 따라 바뀌는 학습 목록이든 순서만큼은 아이가 정합니다. 그리고 독서나 랜덤으로 볼 수 있는 영어 영상 등은 아이가 직접 고를 수 있게 선택권을 줍니다. 사실 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고를 때가 많지만 그래도 선택권을 줘야 오래 갑니다. 경우에 따라 모닝 루틴을 제외하고, 공부 시간도 아이가 정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바쁜 스케쥴이 있는 날에는 제가 정해준 시간에 하지만 시간이 비교적 많은 날에는 아이가 선택할 수 있게 합니다.
2. 집을 늘 깨끗이 정돈하여 아이를 자극할 만한 요소를 제거합니다. 예를들어 아침에 아이가 가지고 놀던 포켓몬 카드가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다면 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즉시 치워버려야 합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ADHD아이들을 워낙 엉뚱한 곳으로 시선을 잘 뺏기기때문에 최대한 다른 자극이 없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을 가장 못 지키는 것 같습니다.
3. 아이의 학습 스타일을 파악해야 합니다. 크게 세 가지 중 '시각형 학습자'인지, '청각형 학습자' 혹은 '촉각-운동형 학습자'인지 알 수 있다면 도움이 됩니다. 피치의 경우 풀배터리 검사 결과 처음에는 시각, 청각 주의력이 모두 매우 떨어지는 아이였습니다. 게다가 선택적 주의력마저 떨어져 공부를 시키는게 매우 어려웠습니다. 선택적 주의력은 현재 과제에 필요한 자극이 무엇인지 선별하여 집중해 내는 능력입니다. 최근 검사에서는 청각주의력과 선택적 주의력만 떨어지고, 시각적인 부분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시각형 학습자: 이미지와 도표 등 시각적인 자료를 잘 기억한다. 영상이나 그림 등을 묘사할 때 여러가지 장면을 떠올리며 세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미로처럼 복잡한 퍼즐을 좋아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한다. 공상가 같은 기질을 조금 가지고 있다. 듣는 것 보다 보는 것을 더 잘 기억해낸다.
이들은 시각적인 자료를 사용하여 읽기와 학습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행동을 수정할 때에도 행동목록을 쓰고 번호를 매긴 후, 아이가 행동목록을 지킬 때마다 지시 내용을 하나씩 지워니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각적으로 보드가 깨끗해 지면 아이는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
- 청각형 학습자: 무언가 듣고 배우는 것이 편한 아이들이다. 글자를 발음할 때도 정확히 발음하는 편이고, 지시사항을 말로 들을 때 잘 이해한다. 학습내용을 듣고 말할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미지 대신 말로 듣고 개념을 이해하며 말로 표현하는 것 또한 능숙하다. 외국어를 배울 때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음악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 촉각-운동형 학습자: 직접 만지고 느끼고 행동하는 활동을 좋아한다. ADHD의 주요 특징 중 과잉행동의 특징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몸을 직접 움직이게 하여 학습을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들어 숫자를 가르칠 때 그에 맞는 동작을 시켜본다. 읽기를 가르칠 때는 박자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주변을 돌아다니게 허락해 준다. 또한 슬라임과 같이 부드러운 물질을 조작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아이의 산만함과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돌려 산만함을 줄일 수 있게 도와준다.
시각형 학습자 ADHD 초등 아이
앞서 말했듯 피치는 첫 풀배터리 검사 당시 모든 영역이 다 떨어지는 아이여서, 도무지 이 아이가 어떤 유형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성장하고 치료를 시작하며 검사결과가 바뀌었고, 그 결과 아이가 시각형 학습자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치는 세 학습 유형을 모두 가지고 있긴 하나 가장 큰 비중을 차지 하는 것은 시각적 학습자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피치는 ADHD아이임에도 그림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그림 책 속 작은 그림까지 세세히 보는 매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피치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한 칭찬으로 가장 먼저 떠 올린 말은 "피치는 정말 관찰력이 좋은 것 같아." 였습니다. 자신이 느끼기에도 그림책이나 다른 이미지화 된 부분에서 무언가 단서를 찾아내는 활동을 잘 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 칭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자신감과 뿌듯함을 느끼는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이것은 패드학습은 사회악인 것처럼 거부했던 제가 패드학습을 선택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피치가 일곱 살이었을 때부터 1년 정도 줄곳 책으로 된 교재만 사용했었습니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이지만 디자인이 딱딱하기 그지없던 기적의 한글 부터 소마셈 연산 문제집까지 열심히 끌고 갔고 어느정도는 따라 왔습니다. 그런데 올 6월 학습 권태기가 왔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패드학습 체험을 해 봤는데 몰입도가 남달랐습니다. 그래서 계약을 하고 지금 6개월 째 사용하고 있는데 확실히 수학이나 영어 학습을 할 때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종이책에서 구현될 수 없는 부분인 영상이나 직접 눌러서 풀 수 있는 퀴즈, 이미지화 된 3D도형, 도표 등을 활용하여 공부하다보니 훨씬 집중하여 공부합니다. 아무래도 시각형 학습자에 가까운 아이여서 효율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듣는 학습을 싫어하는지라 오로지 강의만으로 구성된 컨텐츠에서는 종이책으로 공부하는 것 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제가 직접 지도하여 보충하며 채워가고 있습니다.
쓰다보니 내용이 너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참고하셔서 보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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