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인 저희 아들은 정확히 2년 째 ADHD약물치료와 놀이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일곱 살 11월부터 메디키넷으로 약 복용을 시작했었고, 작년 여름쯤 부터 콘서타 27mg, 캡베이 0.1mg 2알(오전, 오후 각 1알)로 정착해서 1년 반 정도 변동없이 복용 중입니다.
1. 약물치료 콘서타 1달 중단 후기
1) 콘서타를 중단하려고 했던 이유
지난 포스팅이 4월 말이던데, 그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아시겠지만 그 당시 약물 중단을 고민하고 있었고 실제로 지난 포스팅시점 이전부터 5월 중순까지 약물을 중단했었습니다. 기간은 약 한 달입니다.
약물 중단을 결심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아이가 약물 치료가 매우 잘 되는 편이여서 충동성, 주의력 부분에서 많은 개선이 있었지만 반대로 너무 위축되고 초조해보이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치료 전까지 발목을 잡았던 학습력이 많이 좋아져서 학습적인 문제도 많이 사라졌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괜찮아졌는데 약물을 끊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죠.
또한 놀이치료 담당 선생님께서도 저희 아들같은 경우는 약물을 중단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놀이치료를 일곱 살 겨울부터 같은 선생님께 했었는데, 문제 행동들이 정말 많이 개선되었고 어렵고 복잡한 보드게임도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사고력과 집중력이 향상되어 보인다고 하셨었죠. 센터 수업 시간은 약효가 거의 사라지는 오후 5시였기 때문에 약물을 먹지 않은 모습을 관찰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2) 콘서타 1달 중단 후 모습
이전 포스팅에서 CAT와 뇌파검사를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포스팅을 하지 못했는데요, 결론적으로 약물 복용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 결과가 꽤 좋게 나왔었습니다. 6개월 전이라 검사 결과지가 어디로 갔는지 정확하게 올리지 못해 아쉽네요. 내년 초쯤 다시 CAT검사를 해 볼 예정인데 그 때 이전 결과지와 함께 받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CAT 검사 결과에서 2개 정도 '저하'가 나왔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반응처리 속도 관련해서 '저하'가 나왔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담당 선생님 말씀이 약물 복용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면 검사 결과가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아이가 불안, 초조 증상이 있어서 항상 신경쓰여서 뇌파검사 결과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우려와 달리 뇌가 아주 맑은(?)아이로 나왔습니다.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고 나오더군요. 신뢰할 수 있는 검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검사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한 달 동안 약을 먹지 않으니 일상생활에서 트러블이 많았습니다. 학교는 그래도 별 문제 없이 다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학원에서 '평소보다 과격하다' '만들기를 할 때 빨리 포기한다'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또한 약물 복용 중에는 기분이 가라앉는 편이라 친구들과 오랫동안 신나게 노는 모습이 별로 없었는데, 중단 후에는 놀이터에서 4시간도 넘게 놀더라고요. 얼핏 보면 좋은 것이 아니냐 하시겠지만 아무리 말해도 집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고, 심지어 친구들과 트러블을 만드는 사건도 조금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놀다보면 트러블은 있겠지만 각성이 올라와 너무 신나고 흥분한 모습이라 조마조마 한 모습이었네요.
쉽게말해 막무가내로 말을 듣지 않고 흥분한 상태로 나가 놀기만 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약물을 중단한 초기 2주 정도는 학습 루틴을 평소처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과제를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며 짜증을 내거나 우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리고 오답율도 많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복용하던 약을 당분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고 5월 이후 지금까지 계속 유지 중입니다. 약물을 다시 복용하면서 안정된, 그러나 조금은 불안해 보이는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2. ADHD 약물치료 2년 후기
위의 이야기는 올 해 5월까지의 이야기입니다. 그 후로 원래 복용했던 콘서타 27mg, 캡베이 1mg 2알 유지 중 이고, 이제 약물치료 2년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처음부터 약물치료 효과가 좋았던지라 여전히 약물치료의 장점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과잉행동 충동성이 많이 사라졌고, 주의력이나 집중력이 모두 향상되었습니다. 그렇다보니 학습 문제가 많이 개선되었고요. 학교생활도 큰 트러블없이 잘 해내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친구들과 깊이있게 사귀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 상담 피드백으로 '얌전하고 수줍음이 많지만,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성실하다'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앞선 다른 포스팅에서 '난독증'을 의심하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난독 간이검사를 받았고 난독증 검사를 10월 초에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집에서 읽기 연습을 한 결과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학교 상담에서 난독 부분에 대해 여쭤보니 전혀 아닌 것 같다는 의견과 함께 학급 아이들 중 중간정도 읽기 실력을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참고로 5월 말 난독 간이검사에서는 난독인지 아닌지 조금 애매하니 검사를 해 보자는 담당의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ADHD로 인한 난독인지, 실제로 난독증이 있어서 난독인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저희 아이는 아무래도 ADHD로 인해 주의력이 떨어져 읽기, 쓰기 능력이 떨어졌고 그 부분이 약하다보니 책 읽기를 피하곤 했어요. 그러다보니 또래에 비해 점점 더 뒤쳐지게 됐었죠. 그러나 꾸준한 읽기 연습으로 어느 정도 실력에 올라오니 그 뒤로는 스스로 지문도 잘 읽고, 학급에서 눈에 띄지 않을 정도까지는 올라오게 된 것 같습니다.
올 해 초 아이가 틱 증상을 보여 병원에서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틱 증상도 저절로 완화되었습니다. 한 때 틱 약을 먹어야 될 수도 있겠다면 고민했던 때와 비하면 거의 없어졌다싶게 사라졌습니다. 틱은 원래 발생했다 사라지기도 하고, 반대로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니 여전히 주시하고 있어야 할 것 같긴 합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은 약물에 내성이 생긴 것 같다는 점입니다. 약 1년 반정도 같은 용량의 약을 복용 중인데 요즘 약을 안 먹었나 싶을 정도로 이전보다 효과가 떨어진 느낌입니다.
체중은 1년 반 전보다 2kg정도 증가했고, 현재 몸무게는 27kg입니다. 몸무게 대비 용량이 모자란 것은 아닌 듯 한데 효과가 덜해졌습니다. 효과가 덜해지다보니 평소 불안, 초조했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은 장점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까불고 수다스러운 모습은 이전보다 더 자주 눈에 띕니다.
그래도 이것이 긍정적인게 약효는 조금 약하지만 단체생활이나 학습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조금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모습이어서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도 약효가 떨어졌어도 주요 증상이 적당히 잡아지기때문에 약 용량을 늘리지 않고 유지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 요약
- 과잉행동, 충동성이 많이 사라짐
- 주의력, 집중력 향상
- 난독증을 의심할 정도로 읽기 능력이 떨어졌으나, 보통 수준까지 개선
- 틱이 사라짐, 그러나 틱 특성 상 안심하긴 이른 듯
- 약효가 떨어짐
(장점: 불안, 초조 등의 부작용이 많이 사라짐/ 단점: 이전보단 조금 더 나부댐)
3. ADHD 놀이치료 2년 후기
아이가 처음 놀이치료를 시작했을 때 치료실에서 보였던 주요 증상은 '안절부절 못함, 충동성, 승부에 집착, 사고력 저하, 감정 표현을 못함'등 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부분에서 개선되었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고력과 집중력이 매우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보드게임으로 수업을 진행한 적이 많은데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체스나 다른 어려운 보드게임을 즐겨하고 실력도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승부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90%이상 좋아져서 더 이상 집착하지 않고, 가끔 속상한 상황에서도 잘 참아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처음엔 마음 대로 잘 안 되는 놀이에서 짜증을 내거나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차근차근 묻고, 생각해서 차분하게 대응한다고 합니다.
'감정표현을 잘 못한다'는 특징도 있었는데, 이것은 아이의 성향인지 여전히 남아있긴 합니다. 그나마 선생님과 놀이 상황에서 자주 연습한 결과 자신의 의견을 어설프게라도 표현하고, 속상하거나 아쉬운 마음도 조금씩 표현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가정에서도 연습해야 할 부분이겠지요.
놀이치료 선생님께서는 먼저 약물 중단을 병원에 상담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하실 정도로 아이의 변화를 많이 느끼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번 달 말에 놀이치료를 종결하기로 했습니다.
약물치료와 함께 놀이치료를 했던 것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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