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이어 아이의 ADHD를 학교에 알렸을 때의 단점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앞선 포스팅과 이어지는 포스팅이니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 초등 ADHD, 학교에 알려야 할까? ADHD 학교에 알렸을 때 장점
ADHD를 학교에 알렸을 때 장점도 많고 아이의 치료에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학교에 알리지 않는 선택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ADHD를 학교에 알렸을 때의 단점과 알리지 않은 이유를 나눠 보겠습니다.
개인적인 경험과 판단으로 작성하는 포스팅이니 참고로만 봐주시길 바랍니다 :)
1. ADHD를 학교에 알렸을 때 단점 - ADHD 아동이라는 편견
아마 가장 걱정하시는 부분이 '괜히 ADHD를 밝혔다가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편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일 겁니다.
대부분 ADHD 서적을 보면 가정과 학교, 병원이 함께 아이를 치료할 때 효과가 좋다고 말합니다. 참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은 그게 쉽지 않으니까요.
ADHD에 이해도가 높으신 담임선생님을 만난다면 다행이지만 반대의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좋은 선생님들이 대부분이지만 혹시나 아이에게 편견을 갖는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면 상당히 아이에게 상당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확률은 적으나 내 아이가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겠죠.
1) ADHD 아동이라는 부정적인 편견
예를들면 여러 아이들이 함께 장난을 치다가 싸우게 되는 상황에서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저 아이가 먼저 과격하게 행동했겠지' 등의 오해를 받는 일이 종종 있게되죠.
사실 노심초사 하는 마음에 엄마인 저도 아이의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지레짐작으로 '우리 아이가 잘못한거 아니야?'라고 오해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먼저 잘못한 적도 많긴 하죠. 그러나 아닐 때도 종종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런 비슷한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선생님도 사람이기에 ADHD 아동이라는 편견을 갖을 수 있고 무의식적으로 선생님의 태도에서 그 마음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 ADHD 아동에 대한 과한 배려
또한 반대로 ADHD 아동이란 마음에 아이를 지나치게 보호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님의 좋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겠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인데 신입생 때 ADHD를 밝힌 지인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특징은 주의력이 떨어지고 학습능력, 인지가 또래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조금 뒤쳐졌으나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닌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반 친구들에게 그 아이를 도와줘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게 화근이었습니다. 정확한 워딩은 모르겠지만 좋은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셨나봅니다.
또한 반 아이들 모두 하는 과제나 모둠활동 등을 많이 빼 주시거나 안 해도 그냥 넘어가 주시곤 했답니다. 아이에게 도움을 주려고 취한 조치였지만 오히려 학교에 적응하지 못 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과제도 조금만 하기 싫으면 안 하기 일쑤였고, 친구들도 그 아이를 동생처럼 대했습니다. 착한 여자친구들은 다정하게 대해주고 잘 챙겨줬지만, 몇 몇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타겟이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1학년이 끝날 무렵 학교에 너무 적응을 하지 못 해 학년유예까지 생각해셨다고 해요.
다행히 2학년 때 엄격한 스타일의 선생님을 만나게 됐는데, 오히려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선생님께는 ADHD를 따로 밝히진 않았지만 아이의 특이사항은 선생님들 사이에서 공유되므로 아마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ADHD에 대한 편견은 아이를 색안경 끼고 보게 되기도 하고, 오히려 도움을 주려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역량에 따라서 차이도 많이 나게 되고요. 그래서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3) 득보다 실이 많은 수 있는 '주의력 저하형' 아동
'주의력 저하형'인 아이들은 겉으로 봐선 크게 티가 나지 않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도 거의 하지 않지요. 또한 약물 치료 중이라 충동성 증상이 크지 않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주의력 저하와 과잉행동을 모두 보이지만 약물 치료 효과를 잘 보고 있어 학교에 있는 시간에 증상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케이스입니다.
이런 경우엔 바로 알렸을 때의 리스크를 갖기 보다는 조금 지켜보다 상황을 봐서 오픈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누가봐도 '충동성'이 강한 유형의 아이라면 편견이 무서워 알리지 않기보단 차라리 아이의 증상과 힘든 점을 공유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2. ADHD를 학교에 알리지 않은 이유
입학 전 아이의 ADHD를 학교에 알릴까 말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차라리 오픈해서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적 행동을 보이더라도 선생님께서 이해해 주시고 중재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알려야 하나 싶었습니다.
반대로 약물치료 중이라 아이가 학교에서 잘 있을 것 같은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ADHD를 알리지 않고 학교를 보냈을 때 선생님의 피드백이 어떨까?
1학년 때 몇 몇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아이의 ADHD검사를 권유받는다고 합니다. 문득 궁금한 마음에 일단은 알리지 말고 선생님께 전화가 오면 그 때 오픈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실 단순한 이유죠. 내가 말 안 해도 선생님께서도 아실까? 이게 궁금했습니다.
아마 3월 첫 상담 때 선생님께서 먼저 이야기하시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그 때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 생각했죠.
3월 첫 상담 때는 학기초라 아이가 낯설어 얌전히 있었는지, 선생님께서 말씀이 없으셔서 제가 먼저 여쭤봤습니다.
피치가 정말 산만한 편인데 학교에선 어떤가요?
선생님께서 대답하시길,
어머님, 왜 그런 생각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피치는 우리 반에서 가장 차분한 아이 중 한 명입니다.
밝히려고 했으나 차분하다고 하셔서 일단 밝히길 보류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외에 뒤쳐지는 학습문제, 난독 등에 대해서만 상담을 했었죠.
2학기가 되었고 담임선생님과의 신뢰가 쌓여 이 선생님께는 오픈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2학기 상담 때 문제 행동을 지적받으면 한 번 말씀드려볼까 했습니다.
그런데 2학기 상담 때도 피치는 얌전하고 차분하며, 이젠 학습도 평균적인 실력으로 잘 수행한다고 하시는 겁니다. 반에 산만한 남자아이들이 많아서 힘든데 피치는 참 차분하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낸다고 하셨습니다.
2학년인 지금도 비슷한 피드백입니다.
학교에서 충동성이나 부주의한 모습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지 편견없는 시선으로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었는데 '차분하다고' 먼저 말씀하시니 굳이 이야기 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1학기 때 잠시 약물을 중단한 적이 있어서 그 때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학교 내에서는 이미 규칙이 몸에 베고 습관이 되었는지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더군요.
오히려 편하게 다니는 학원이나 놀이터에서는 종종 충동적인 모습이 보이긴 했으나 학교에서는 문제될 정도의 행동은 없었나봅니다.
2학년까지 학교에 보내면서 ADHD를 학교에 알리는 것이 낫냐 알리지 않는 것이 낫냐 물어보신다면 정말 정답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의 특성에 따라, 담임선생님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담임선생님께 아이의 ADHD를 오픈하는 것에 대해 담당 병원 선생님과도 상의했었습니다. 제가 일단 알리지 않았는데 문제되는 피드백이 없다고 하니, 그럼 그대로 지켜보는 것도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지금까지는 알리지 않았으나 치료 과정 중 어려움이 닥친다면 선생님께 알리고 도움과 조언을 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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